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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KOMICHI YONOSUKE
"형, 늦어서 미안! 늦잠을 자는 바람에."
"아냐, 신경 쓸거 없다. 너에겐 너의 시간이 흐를 테니까."
...
"화라는 건 말이다, 결국은 타인에게 뭔가를 바라기 때문에 생겨나는 거야."
"타인에게 뭔가를 바라고 그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화를 낸다, 그건 하찮은 속물일 뿐이지. 게다가 화는 아물너 도움도 안 돼. 그저 공평한 눈을 잃어버릴 뿐이지."
(4월 * 벗꽃 중)
요노스케는 추위를 타는 사쿠라의 손을 이끌고 갑판으로 데리고 나갔다. 바닷바람은 역시 차가웠지만 옅은 석양에 물든 먼 풍경과 선체에 부딪혀 솟구치는 하얀 파도는 아무리 바도 질리지 않았다.
" 우리가 사귈 때도 돈이 조금만 있었으면 이렇게 여러 군데 놀러 다닐 수 있엇을 텐데."
바람에 띄엄띄엄 끊어지는 소리로 요노스케가 말했다.
" 웃기네. 틈만 나면 침대로 밀어뜨린 주제에. .... 그리고 돈이 없기 때문에 즐거운 시기라는 것도 있을 거야."
...
" 왠지 이젠 고등학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롤케이크를 바라보던 사쿠라가 절절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 그래?"
"요노스케랑 이렇게 같이 있으니까 즐겁긴 한데, 이젠 뭔가가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내일 , 도쿄로 돌아갈까."
정신을 차려보니 요노스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도쿄로 '가는' 게 아니라 처음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는 것을 문득 알아차렸다.
" 우리가 사귈 때도 돈이 조금만 있었으면 이렇게 여러 군데 놀러 다닐 수 있엇을 텐데."
바람에 띄엄띄엄 끊어지는 소리로 요노스케가 말했다.
" 웃기네. 틈만 나면 침대로 밀어뜨린 주제에. .... 그리고 돈이 없기 때문에 즐거운 시기라는 것도 있을 거야."
...
롤케이크를 바라보던 사쿠라가 절절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 그래?"
"요노스케랑 이렇게 같이 있으니까 즐겁긴 한데, 이젠 뭔가가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내일 , 도쿄로 돌아갈까."
정신을 차려보니 요노스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도쿄로 '가는' 게 아니라 처음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는 것을 문득 알아차렸다.
(10월 * 열아홉 살)
요노스케는 제일 가벼워 보이는 상자를 안고 계단을 올라갔다. 문을 활짝 열어젖힌 202호를 들여다보니 웬일인지 구라모치가 아무도 없는 방 한가운데 우뚝 서 있었다.
"이거 어디다 둘까?"
요노스케가 벽 쪽에 상자를 내려놓으려는 순간, "고맙다"라며 구라모치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요노스케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구라모치가 울고 있었다.
".....요노스케, 나 말이지, 열심히 살 거야. 태어날 아기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아갈 거야. 너 밖에 없었어. 이사 도와달라고 부탁할 사람이. 고맙다. 어쨌든 유이랑 함께 열심히 살아볼께."
난데없이 눈물을 보이는 구라모치 앞에서 요노스케는 품에 안은 상자를 내려놓고 싶어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그저 어쩔줄 몰라 허둥거릴 뿐이었다.
요노스케는 제일 가벼워 보이는 상자를 안고 계단을 올라갔다. 문을 활짝 열어젖힌 202호를 들여다보니 웬일인지 구라모치가 아무도 없는 방 한가운데 우뚝 서 있었다.
"이거 어디다 둘까?"
요노스케가 벽 쪽에 상자를 내려놓으려는 순간, "고맙다"라며 구라모치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요노스케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구라모치가 울고 있었다.
".....요노스케, 나 말이지, 열심히 살 거야. 태어날 아기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아갈 거야. 너 밖에 없었어. 이사 도와달라고 부탁할 사람이. 고맙다. 어쨌든 유이랑 함께 열심히 살아볼께."
난데없이 눈물을 보이는 구라모치 앞에서 요노스케는 품에 안은 상자를 내려놓고 싶어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그저 어쩔줄 몰라 허둥거릴 뿐이었다.
(11월 * 학교축제)
심각한 무쓰미 표정에 무심코 웃음이 나와서 "어떻게든 다 하게 돼 있어. 본인이 하고 싶다면 시켜주지 그래? 그리고 말이 나온 김에 하는 말인데 난 어떻고? 나는 훨씬 더 아무것도 할 줄 몰랐잖아."
한참동안 이쪽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무쓰미가 납득한 듯이 웃음을 터트렸다.
무쓰미가 외동딸을 소중하게 키웠다는 건 잘 안다. 학교 선택은 물론 아이의 인생에 '소중한 것'들을 마련해주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물론 매우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일을 시작한 후 절실히 드는 생각인데, 소중하게 잃었을 때그 상황을 극복해나갈 힘을 가르쳐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각한 무쓰미 표정에 무심코 웃음이 나와서 "어떻게든 다 하게 돼 있어. 본인이 하고 싶다면 시켜주지 그래? 그리고 말이 나온 김에 하는 말인데 난 어떻고? 나는 훨씬 더 아무것도 할 줄 몰랐잖아."
한참동안 이쪽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무쓰미가 납득한 듯이 웃음을 터트렸다.
무쓰미가 외동딸을 소중하게 키웠다는 건 잘 안다. 학교 선택은 물론 아이의 인생에 '소중한 것'들을 마련해주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물론 매우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일을 시작한 후 절실히 드는 생각인데, 소중하게 잃었을 때그 상황을 극복해나갈 힘을 가르쳐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월 * 발렌타인데이)
..."상처 받았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지만, 그것 역시 말은 같아도 의미는 달랐다. 결국 자기는 지금껏 누구에게도 상처준 일은 없구나 하고 재빨리 결론을 내리려는 순간, 문득 옆에서 걷고 있는 쇼코가 누에 들어왔다.
'아아, 그런 거로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상처 준 일이 없는게 아니라, 상처를 줄 만큼 누군가에게 가까이 다다간 일이 없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요노스케는 눈앞의 거울을 바라보았다. 입가에 하얀 거품을 묻히고 졸린 얼굴을 한 자기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자기가 하나의 세계 속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갓난아기가 불쑥 세상에 태어나는 걸 보면, 그 하나의 세계 속으로 아기가 들어왔다기보다 아쿠쓰 유이의 몸에서 불쑥 새로운 세계 하나가 만들어진 것 같은 인상이 강했다. 그렇다며 구라모치와 아쿠쓰 유이는 새로운 세계 하나를 만들어낸 셈이다. 물론 그 세계 창조가 발각도니 당시에는 두 사람 다 어쩔 줄 몰라 허둥거렸지만, 그래도 훌륭하게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낸 것이다.
.....왠지 대단한 걸.
자기도 모르게 그런 말을 흘리며 요노스케는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으로 다시 눈길을 돌렸다. 눈곱이 붙어 있었다. 잠결에 헝클어진 머리는 해바라기처럼 춤추고 있었다.
..."상처 받았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지만, 그것 역시 말은 같아도 의미는 달랐다. 결국 자기는 지금껏 누구에게도 상처준 일은 없구나 하고 재빨리 결론을 내리려는 순간, 문득 옆에서 걷고 있는 쇼코가 누에 들어왔다.
'아아, 그런 거로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상처 준 일이 없는게 아니라, 상처를 줄 만큼 누군가에게 가까이 다다간 일이 없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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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노스케는 눈앞의 거울을 바라보았다. 입가에 하얀 거품을 묻히고 졸린 얼굴을 한 자기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자기가 하나의 세계 속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갓난아기가 불쑥 세상에 태어나는 걸 보면, 그 하나의 세계 속으로 아기가 들어왔다기보다 아쿠쓰 유이의 몸에서 불쑥 새로운 세계 하나가 만들어진 것 같은 인상이 강했다. 그렇다며 구라모치와 아쿠쓰 유이는 새로운 세계 하나를 만들어낸 셈이다. 물론 그 세계 창조가 발각도니 당시에는 두 사람 다 어쩔 줄 몰라 허둥거렸지만, 그래도 훌륭하게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낸 것이다.
.....왠지 대단한 걸.
자기도 모르게 그런 말을 흘리며 요노스케는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으로 다시 눈길을 돌렸다. 눈곱이 붙어 있었다. 잠결에 헝클어진 머리는 해바라기처럼 춤추고 있었다.
(3월 * 도쿄)
PS. 요시다 슈이치 장편소설 요노스케 이야기 중에서 발췌
